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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이야기/먹고

경리단길 카페 쌍띠에꽁뜨

조금 지친 목요일 저녁, 하루와 함께 이태원 경리단길로 향해요.

울산에 있는 유명한 마카롱 전문점 '에뚜왈'을 운영하시는 분이 새로 내신 가게인데 SBS 요리방송, 각종 시상식영화제 케이터링 대표가 하는 화려하고 건강한 요리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호텔 수준의 와인과 샴페인을 가장 저렴하게 드실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둘 다 알콜은 입에 대지 않으니 뭐... 화학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요리선생님의 건강한 요리를 먹으러 출발합니다.



테이블이 5개 미만이라서 예약 조율을 잘 하시고 방문해야하는 곳이라기에 먼저 전화를 걸었어요.

다행히 목-금 17-20시 사이에는 자리가 좀 있나봐요.


길은 찾기 쉬워요. 역시나 지도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바로 보이는 곳... 의 2층입니다.

'타이거 에스프레소 옆집'을 찾으면 헤메지 않으실거예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예쁜 가게가 있어요.



구석에는 이런 자리도 있네요. 커다란 거울과 마네킹, 의자들까지 어우러져 중세 프랑스의 몸치장하는 방을 연상케 해요.


하루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구경해요.



창 밖에는 장미가 피어있고, 예쁜 스쿠터가 서있어요.



테이블에는 분홍빛 갈대와 색색의 에펠탑 모형, 작은 아로마 초가 있고.



다용도실같은 화장실은 카운터 맞은편에 숨어있는데, 그림과 장식과 강아지풀이 다양하게 장식되어있어요.

재미있는 공간이네요.



밖에 붙어있는 것과 같은 메뉴판이예요. 이태원치고는 제법 괜찮은 가격인것같아요.



친구가 오면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직 하루양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음식이 먼저 나와버렸어요...

30분 넘게 남았으니 기다리는 동안 신나게 사진을 찍어봅니다.



살짝 매콤했던 명한 파스타. 안에는 버섯과 브로콜리가 잔뜩 들어있어요.

섞여있던 매운 고추를 실수로 씹어버려 위가 아팠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가지와 올리브!!가 잔뜩 을어있던 오일 파스타.

어제 파스타를 먹었기 때문에 오늘은 사실 다른 메뉴를 먹으러 왔던거라 요리가 나왔을 때 조금 실망했지만...

그 모든 아쉬움을 날려주는 맛이었어요.


일단 올리브가 적당히 쌉쌀하면서 즙이 많고 고소한데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계속 남아있어서 마지막 한 줄기의 면까지 올리브와 함께 냠냠 먹을수 있었어요. 게다가 구운 가지와 호박은 원래부터 좋아하는데 이게 올리브와 이렇게 궁합이 잘 맞는건 처음 알았네요.

먹다말고 메뉴판을 다시 확인해봤는데 이게 14,900원이라니 믿을수 없다. -_-

어제 먹은 그 심심한 파스타가 얼마였더라... ㅠ_ㅠ



디저트로 주신 밀크티와 마드모아젤입니다.

음료와 마카롱의 종류는 선택이 안된대요.



마드모아젤은 요렇게 체리가 듬뿍 들어있고 우유 크림이 들어있는 커다란 마카롱인데요 달고 느끼한 것을 잘 못먹어서 마카롱 하나도 반으로 나눠먹어야 겨우 먹을까말까한 저희들이지만 요녀석은 하나 반은 먹을수 있었어요 ㅎㅎ



밀크티는 특이하게 냉침으로 만드신다고 하시던데, 제가 단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우유 들어간 음료를 잘 안마시는 편이지만, 우바 베이스의 밀크티를 좋아하신다면 한번쯤 드셔보실만할거같아요. 



붉은 꽃과 분홍빛 갈대와 분홍빛 마카롱이 참 예쁘죠?



마드모아젤이 생각보다 괜찮길래 자몽티로 입을 헹구며 일반 마카롱도 하나 주문해봤는데... 음...

마카롱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독특한 맛이예요. :D

저는 또 온다면 얌전히 마드모아젤만 주문하는걸로 ㅋㅋㅋ



개인 취향이긴한데, 마카롱 류를 드신다면 스트레이트 티와 함께 드시는걸 권할게요.

달달하고 살짝 느끼한 맛을 탄닌이 중화하는 그 순간을 좋아하거든요.


+


파스타가 둘 모두 괜찮았어요.

일행이 오기까지 30분 이상 상온에 방치했는데도 먹을 때 면이 적당히 탄력적이었고 소스도 넉넉했어요. 부재료도 충분히 많아서 맛있었고.

물 대신 주셨던 자몽티도 괜찮았는데... 물이 셀프가 아니다보니 달라고 할 때마다 카운터에 요청해야해서 거의 못마셨네요.


-


어디에서 올라오는건지 모를 담배연기가 너무 독해서 다과를 먹으며 수다를 떨지는 못하고 나왔어요.

에어컨을 틀지는 않으신것같은데 창문이라도 열 수 있었다면 좀 나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