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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RI: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과 뇌의 균형

Lami 2025. 9. 8. 04:18

부모교육과 강연을 통해 뇌과학, 특히 우울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지인과 대화하면서 그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로 남깁니다. 이 글이 힘들어하는 분들뿐 아니라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로토닌이란 무엇인가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폭넓은 기능을 담당합니다. 기분 조절과 불안 완화, 수면과 식욕 조절, 기억과 집중력 유지, 사회적 안정감 형성까지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세로토닌은 뇌 속 신경세포 사이 시냅스에 분비되어 신호를 전달합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재흡수되면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합니다. 결국 세로토닌은 뇌 전체의 균형을 지켜주는 중요한 조율자입니다.

 

SSRI의 작동 원리

세로토닌은 신호를 전달한 뒤 원래 세포로 재흡수됩니다. 이 과정이 너무 빠르면 효과가 짧게 끝납니다.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이 재흡수 통로를 막아 세로토닌이 시냅스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합니다.

덕분에 신호 전달 효과가 강화되고 기분 안정 효과가 유지됩니다. 이는 마치 도서관에서 책이 빨리 치워지지 않고 오래 비치되어 학생들이 충분히 읽을 수 있게 하거나, 카페에서 손님이 여유롭게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 것과 같습니다.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이유

세로토닌의 농도는 금세 올라가지만 기분이 바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뇌 속 신경망이 새 환경에 적응하고 회로를 재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2~4주가 지나야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유전적 특성·간 대사 속도·동반 질환·생활 습관에 따라 개인차가 있습니다.

 

세로토닌과 함께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

  • 도파민: 즐거움, 보상, 동기부여와 관련
  • 노르아드레날린: 각성, 집중, 스트레스 반응
  • GABA: 억제 신호, 긴장 완화, 수면 조절
  • 글루타메이트: 흥분성 신호, 학습과 기억
  • 옥시토신: 사회적 유대와 신뢰 형성
  • 코르티솔: 스트레스 호르몬, 만성적으로 높으면 우울·불안 악화

즉, 감정은 하나의 호르몬이 아닌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오케스트라처럼 균형을 이뤄 만들어집니다.

 

세로토닌과 뇌의 주요 부위

세로토닌 신경은 뇌간의 솔기핵에서 시작해 뇌 전반으로 퍼져나갑니다. 닿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집니다.

  • 전전두엽: 사고와 감정 조절 → 부족 시 부정적 사고 증가
  • 편도체: 불안과 공포 → 과도한 불안 반응
  • 해마: 학습과 기억 → 스트레스 상황에서 위축
  • 시상하부: 수면·식욕 조절, 멜라토닌 합성 관여
  • 기저핵: 운동·습관 → 강박장애와 연관

SSRI가 쓰이는 경우

  • 우울증
  • 불안장애 및 공황장애
  • 강박장애(OCD)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 사회불안장애
  • 월경전불쾌장애(PMDD)
  • 일부 만성 통증, 불면증 등

실제로 시험 불안, 발표 공포, 업무 스트레스 같은 상황에서도 활용되기도 합니다.

 

생활과의 연관성

  • 카페인: 각성을 높여 불안과 불면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고카페인은 주의
  • 당분: 혈당 변동이 기분에도 영향을 주므로 과당·정제당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음
  • 체중: 일부 SSRI는 장기 복용 시 체중 증가 가능성이 있어 생활습관 관리 필요

부작용과 주의사항

  • 흔한 부작용: 메스꺼움, 두통, 불면 또는 졸림, 성욕 감소
  • 청소년·젊은 층: 드물게 자살 충동 증가 가능 → 의료진 관찰 필요
  • 갑작스러운 중단 금지: 금단 증상 위험 → 반드시 전문가 지도 하에 감량
  •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 + 상담치료 + 생활습관 관리의 병행

전도와 세로토닌, 끝까지 가야 하는 이유

저는 예전에 대형교회 소속으로, 휴가철마다 교회 사람들과 함께 국내·국외 선교를 다니곤 했습니다. 규모는 작게는 수십에서 크게는 수천 명에 달했고, 때로는 도시, 때로는 오지 마을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선교의 핵심은 단순히 "예수님을 믿으라"는 말을 전하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지역 특성에 맞추어 교역자가 자신의 사명을 더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이기에 가능한 경우에만 교회 소속임을 밝히고, 마을 봉사나 교육, 의료 봉사만 하기도 하였습니다. 가급적 모든 선교대원은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사전에 익히고, 그곳의 상황을 존중하며 다가가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참여자의 모습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본부에만 머물고 움직이지 않거나, 잠깐 밖에 나갔다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사역 도중 집으로 돌아가 버리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이는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 길만 돌다 오거나, 심한 경우에는 관광만 다니기도 했습니다.
끝까지 맡은 지역을 돌고,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며, 실제로 필요한 일을 충실히 감당한 사람들을 통해 씨앗이 심기고 열매가 맺혔습니다.

세로토닌도 같습니다. 금세 흩어져 버리면 뇌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SSRI는 마치 선교팀의 조율자처럼 세로토닌이 끝까지 제자리에 머물러 사명을 완수하도록 돕습니다. 세로토닌이 제 역할을 다해야 기분 안정과 회복이 일어나듯, 선교도 끝까지 감당할 때 진정한 열매가 맺힙니다.

 

결론

SSRI는 단순한 '우울증 치료제'가 아닙니다. 세로토닌이 뇌 속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중요한 조율자입니다. 카페 매니저처럼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주고, 전도팀처럼 끝까지 길을 따라가도록 돕습니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PTSD, PMDD 등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이며,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정리하면, SSRI는 단순한 약물이 아니라,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참고문헌

  •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 Arlington, VA: American Psychiatric Publishing.
  • Harmer, C. J., Duman, R. S., & Cowen, P. J. (2017). How do antidepressants work? New perspectives for refining future treatment approaches. The Lancet Psychiatry, 4(5), 409–418. https://doi.org/10.1016/S2215-0366(17)30015-9
  • Kandel, E. R., Koester, J. D., Mack, S. H., & Siegelbaum, S. A. (2021).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6th ed.). New York, NY: McGraw-Hill.
  • Mayo Clinic. (2023).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SRIs): How they work, side effects and precautions. Mayo Clinic. Retrieved August 27, 2025, from https://www.mayoclinic.org
  •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2022). Mental health medications: Antidepressants. NIMH. Retrieved August 27, 2025, from https://www.nimh.nih.gov
  • Stahl, S. M. (2021). Stahl’s essential psychopharmacology: Neuroscientific basis and practical applications (5th ed.).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