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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이야기/잡화

홍대 미용실 더수아샵

내일이면 드디어 제주도로 떠나요.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예쁜 풍경을 모고 맛난것을 먹을 생각에 마음이 벌써부터 둥실둥실 떠오르는 기분이예요.


기분 전환도 하고! 여행지에서 예쁘게 사진도 찍고!
라는 목표로 오늘은 머리 모양을 바꾸러 갑니다.


머리를 다듬거나 옷/신발을 살 때 아는 사람이나 동네 미용실에서 예산을 말씀드리고 이 금액 안에서 알아서 해달라고 맡기는 편이예요.

그러다보니 가끔 대형 미용실에서는 헬퍼로 잠시 왔다던가 들어온지 얼마 안된 인턴께서 제 머리를 연습용으로 사용하시거나 제 눈에도차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은 머리가 나오는 일이 종종 있는데, 수아샵이라는 곳은 디자이너와 손님이 1:1로 직접 대화하며 조언을 들어가며 결정을 내릴수 있고, 손님이 직접 약을 고를수 있음은 물론 '헤어 정찰제'로 미리 가격표를 보고 가격에 맞추어 머리를 다듬을수 있다고 하기에 이 곳을 골랐어요.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영업 시간은 11시부터 19시까지로 미리 예약을 하시는 편이 좋다고 하네요.

저도 미리 약속을 잡고 방문했어요.



조금 앞에 세븐일레븐이 보이지요?


그 앞 건물의 2층입니다.


찾기 쉽도록 길가에 작은 간판이 서있어요.

저 그림은 누가 그리신걸까요 ㅋㅋㅋ


계단을 오르자니 방탈출 카페가 있다고 해요.

이대로 3층으로 올라가고싶어요.


유혹을 이기고 2층에 도착했어요.

홍대라서 가격이 많이 비쌀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동네와 비슷한 가격이네요.


넓고 조용하고 깔끔했어요.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어니 아직 식사중이시더라구요. 

마침 잘됐다 싶어 마저 식사를 하시라 권하고 양해를 구한 뒤 신나게 사진을 찍습니다.


물건들이 제자리에 정돈되어있고, 오후의 볕이 조용히 비추고.


작은 장난감이나 책들에 먼지가 쌓여있지 않아요. 청소를 자주 하시나봐요.


한 구석에는 네일 에나맬들이 잔뜩 담겨있어요.


예쁜 사진을 위해 살짝 정리해봅니다.


놀다보니 벌써 식사를 마치셨는지 음료를 권하시네요.

밑에 쓰여있는 비밀번호가 매장 전화번호예요. 02-335-3001... 에 해킹 방지용으로 알파벳을 붙이셨네요. 이런 센스 참 좋아요. :)


아메리카노를 부탁드렸더니 과자가 함께 나왔어요.

커피과자 참 맛있죠? 이 계피향이 참 사랑스럽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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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어올린채 한낮의 열기로 잘 구웠더니 머리가 한 방향으로 휘몰아칩니다.

음.... 오늘 머리를 새로 할거라 좀 준비없이 오긴 했죠... 와 부스스해라;;


카운터 뒤로 가서 머리를 감아요.

염색을 할 때는 약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감지 않고 오는 편이 좋고, 파마나 커트일 때는 편할대로 하면 된다고 합니다.

사실 가장 궁금했던건 머리를 감겨주실 때 목에 힘을 주어야하는가의 문제였는데, 별 상관 없다고 하시네요.

사람 머리 정도는 그렇게 무겁지는 않다고 편히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ㅎㅎ


  

감아도 구불구불한 머리는 곱슬이라 그래요. 때문에 옆머리를 어떻게 할까 조금 고민했어요.

게다가 모발이 여전히 손상된 상태라 여기저기 끊어진게 많다고 하시네요.


좌측 위에 있는 까만 것이 태블릿이예요.

저기에 저장되어있는 장르별 머리모양 샘플들을 보며 대화한 끝에 약간 자르고 중간 길이로 귀 위쪽은 굵게, 아래쪽은 좀더 자잘하게 말기로 했어요.


모자를 쓰신 분이 디자이너가 아니라 원장님이십니다... 두 분 모두 어리셔서 직원인가 했는데 이 가게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이예요.


일단 머리를 말고 부직포로 감싼 뒤 롯드를 꽂고 거기에 전원을 연결하면 롯드가 달궈지면서 그 열로 머리 모양을 만드는거래요.

많이 뜨거우니 화상을 입지 않도록 사이사이에, 그리고 피부와 롤 사이에 두툼하게 여분의 부직포를 댑니다.


모발에 따라 열을 가하는 시간은 다른데 저는 13분 가량 말고 있다 가열기를 제거하고 거추장스러운 부직포들을 일부 빼난 뒤 식혔어요.

이렇게 식히는 중에도 머리모양은 점점 바뀌고 있는거예요.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네 잔째 리필합니다. 맛있어요! 어디서 더치 원액이라도 사오신건가 했는데 여기서 직접 브루잉 하신거라고 하네요.


중화하고 다시 머리감는 모습을 찍는걸 깜박했네요.

머리를 말리는 손길이 제 눈에는 참 신비로운데 원장님은 너무 쉽게 설명해주셨어요.

"머리를 반으로 가른 뒤 그 타래의 반씩 말아가며 말리며......... 참 쉽죠?"


  

이렇게 여성스럽고 양털처럼 구불구불한 예쁜 머리가 완성되었습니다 ㅋㅋㅋ

초점이 다들 머리카락이 아닌 어딘가를 향해있는게 슬프네요. 최대한 머리카락이 잘 나온 사진을 골라봅니다. ㅠ_ㅠ


미용실을 나오며 얍.


처음 방문하신다면 15% 할인도 해주신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염색에도 도전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