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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일기장/일상다반사

기억

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꺾으면 다리가 있고, 타박타박 걸으며 왼쪽을 보면 오리가 동동 떠있지.
길을 건너면 모스버거, 먹을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조금 더 걸어 마트로 향해.
포로로카입니다- 하는 경쾌한 안내음이 들리고, 봉지를 들고 집으로 오르는 오르막 양쪽에는 가게들이 하나 둘 불을 켜기 시작해.
길 건너의 꼬치집, 한 번쯤 가볼걸 그랬나봐.
늘 같은 시간에 귀가하는 6층 아가씨와 눈인사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동거인들이 거실에서 구르고 있고, 그리고..

적당히 포근하고 적당히 서늘한 오늘 바람에서, 그 언젠가의 향기가 묻어난다.
흐르고 흘러 바다 건너 무슨 소식을 담아왔기에 이리도 그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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